<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답사계획> 공모 당선자 발표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200쇄 출간 기념으로 지난 9월 10일~10월 10일

창비에서 실시한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답사계획 공모>의

최종 당선자를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독자님들께서 보내주신 답사계획은 하나하나 소중한 사연을 담은 것으로,

당선작을 선정하는 데 엄청난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알차면서도 깊은 감동을 준 신가초등학교 팀의 1등 당선작을 아래에 붙입니다.

 

1등: 광주 신가초등학교 책가방샘과 책가방친구들 팀

 

2등: 마량앞바다 동호회 팀

      류점석 님 가족 팀

 

3등: 부소정 님 가족 팀

      안문자 님 가족 팀

      강옥임 님 가족 팀


답사지원

1등(1팀) 50만원 상당의 관광상품권

2등(2팀) 각 30만원 상당의 관광상품권

3등(3팀) 각 15만원 상당의 관광상품권

 

* 당선 팀에는 개별적으로 연락을 드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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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당선작_광주 신가초등학교 책가방샘과 책가방친구들 팀

   

옛이야기가 있는 문화유적 여행

 

• 함께 떠나는 사람들 : 책가방샘(4명)과 책가방친구들(4명)

 

저희는 평범한 교사들입니다.

교직경력도 그리 많지 않고

내세울 것도 많지 않은.

 

저희와 함께하는 아이들도

평범한 아이들입니다.

신가초등학교를 다니고

교실에서 공부하다

끝나면 집으로 돌아가는.

 

어쩌면 평범하다 못해,

남들보다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샘들과 아이들은 특별한 사이입니다.

교실 말고도 책가방에서 만나니까요.

 

책가방은요,

샘들이 만든 독서동아리입니다.

책가방 친구들은

그 독서동아리에서 지원하는

학생 독서클럽이구요.

 

그리고 이건 비밀인데요,

책가방 친구들은

보통 친구들이 아닙니다.

아직은 다른 친구들보다

성적 면에서는 뒤떨어지지만

앞으로는,

물론 지금 당장이 아닌

먼 미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책가방과 함께하면서

한 뼘, 한 뼘 성장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거든요.

 

그 비밀이

저희 샘들을 설레게 합니다.

 

책가방샘들은,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모든 면에서 성장할 것을

우직하게 믿는 샘들입니다.

 

• 책가방 메고 떠날 곳 : 고창 선운사 일대, 익산 미륵사터

 

✎ 우리들 이야기, 첫 날은 이렇게.

 

09:00 출발

_ 11:40 고창 선운사 도착

11:40_ 12:00 선운사-도솔암 길 걷기

12:00_ 13:00 점심

13:00_ 14:20 칠송대 암각여래상 만나기

14:20_ 익산으로 출발

_ 15:30 미륵사터 도착

15:30_ 17:00 미륵사지 유물전시관 관람

석탑 보수작업 관람

17:00_ 18:00 미륵사터 둘러보기

18:00_ 19:00 저녁 식사

19:00 해질녘에 미륵사터 돌아보기

 

 

✎ 우리들 이야기, 둘째 날은 이렇게.

 

09:40_ 11:40 가람생가 둘러보고 시 맛보기

11:40_ 12:40 점심

13:00 광주 출발

 

 

책가방친구에게 물었습니다.

 

“너, 여행 갈래?”

“네?”

“여행!”

“샘이랑요? 어디로요?”

“이야기 속에 나오는 곳으로.”

“무슨 이야긴데요?”

“샘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재미있다면, 그 이야기로.

그런데, 정말 재미있을 거야!

자고 올 건데, 괜찮을까?”

“전 무조건 좋아요.”

 

다들 알 것 같지만, 잘 모르는 사실 한 가지.

아이들은 밤을 좋아합니다.

혼자 있는 밤 말구요,

믿을 만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밤 시간을.

그 시간에 있었던 일들은

마치 보물상자 속에 숨겨진

무언가처럼

아이들 마음속에 깊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밤늦도록 듣는 문화재에 얽힌 옛이야기는

아이들 가슴 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고,

그 문화유적 또한 아이들 가슴 속의 이야기 속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알고 있죠.

책가방샘들이

그저 들려주는

서동요설화,

선운사 창건설화,

칠송대 암각 여래상에 얽힌 이야기

재미있겠지만

아이들 가슴 속에 살아남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륵사터에 가서 서늘한 늦가을 바람을 느끼며

다시 듣는 서동요설화.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수수께끼처럼

책가방샘과 찾아보는 동안

아이들의 가슴은, 머리는 한 뼘씩 크겠지요.

 

화려한 역사를 누린 사찰이지만

황망히 터만 남은 그 곳을 바라보며

아이들은 머리 속으로 미륵사를 다시 세우겠지요.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공사중이어서

가람모형을 볼 수 없겠지만

그게 아이들에겐

더 상상의 나래를 달아주지 않을까요?)

 

교과서에서 만나게 될 미륵사지 3측 석탑

반쪽짜리 탑이 안타깝지만

시멘트로 메워진 그 흔적이 아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복원된 동탑을

눈 앞에서 본다면 다르겠지요.

 

아이들은 어떤 탑을 더 좋아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토해낼 말이 궁금합니다.

 

그래서 이 여행을

계획하였답니다.

 

 

• 뱀꼬리 : 아무리 가깝고 돈이 들지 않는 여행지나 체험학습지를 알려줘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로 초청하는 수준 높은 음악회가 있는 것을 일러줘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 처음에는 버스 한 번만 타고 가도 되는데 왜 부모님과 함께 가지 못할까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일러주었습니다.

"저희 엄마가 갈 시간 없대요.”

“저녁에 음악회가 있는데?”

“피곤하시대요.”

“우리 부모님은 갈 시간 없다는대요.”

학업성취도가 낮은 학생일수록 가정에서의 학습지원을 받지 못합니다. 문화체험은 호사스러운 고민이지요. 공부를 가르치는 것이야 수업시간에 늘 하는 것이지만 일단 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이 학생들이 나중에 중학교에 진학하여 다른 지역의 아이들과 만나 느끼게 될 상대적인 괴리감은 어떻게 좁혀 줄 수 있을까? 저희가 생각한 해결책은 선생님들의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만약 선생님들마저 이 아이들을 학습부진이라 하여,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처럼 향상이 더디다 하여 놓아버린다면 안되겠다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지원이나 마치 동정처럼 느껴지는 그런 배려보다는 아이들에게 자기 삶을 스스로 끌어나갈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와 헤어진다 하더라도 아이들이 스스로 삶의 재미를 맛볼 수 있도록 하는 무엇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런 힘을 지닌 것은 독서뿐이라는 생각에 아이들 독서클럽인 [책가방 친구들]을 만든 것이랍니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답사계획 공모에 응모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지난 한달간 독자 여러분이 보내주신 성원에 힘입어
답사계획 공모를 성황리에 마치게 되었습니다.

당선자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 26일(월) 이 블로그를 통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좋은 글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며
행운이 깃드시길 기원합니다.